1992년에 교환학생으로 말레이시아에 갔을 때 처음으로 차와 사랑에 빠졌다. 울과 차의 인연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유럽,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동아프리카 등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머물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차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꿈을 키워갔다.
언젠가부터 세계에서 알아주는 차 재배 농가와 차 제조업체, 차 감정가를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관심사는 차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철학적 의미까지 넓고 깊게 확장되었다. 중국 남동부의 수백 년 된 차밭, 말레이시아의 열대 카메룬 하이랜드, 인도 남부의 닐기리 산악지대, 식민지 시절 조성된 케냐 그레이트리프트밸리 인근 다원 등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며 많은 것을 배웠다. 아마도 울처럼 차 하나에 꽂혀 평생 모험을 멈추지 않는 패기는 평범한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20여 년 동안 차 하나만을 파고들면서 울은 최고 명차 재배지들을 섭렵하고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다도 문화와 차의 역사를 몸소 접했다. 중국 서부 파미르 고원에서 몽골 유목민과 야크버터 차를 나누고, 런던에서 영국 상류사회의 차 예절을 배우고, 동남아시아에서 떼따릭 경연대회를 참관하고, 차이 행상의 실력이 인도 어느 도시에서 가장 좋은지에 관한 케케묵은 논쟁에 끼어듦으로써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차의 이면에 숨겨진 흥미진진한 비화를 하나씩 그러모았다.
그러다 마침내 울은 2013년, 디트로이트에 있는 거대 다국적 로펌의 변호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조지프 웨슬리 블랙티라는 회사를 차렸다. 새로운 사업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일은 마음을 사로잡았던 차 이야기를 세상과 공유하고,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이 잘 만든,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차를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