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좋아하고, 섬 탐방을 좋아하고, 글과 사진을 좋아하는, 그래서 결국 섬 여행 전문 작가가 된 대한민국 섬 매니아.
250개가 넘는 섬을 여행했고, 지금도 틈만 나면 섬으로 떠날 궁리를 하는 중이다. 언론 매체, 방송, 강연, 컨설팅을 통해 우리나라 여러 섬의 매력을 전해왔으며, 단행본 《섬이라니 좋잖아요》, 《섬에서의 하룻밤》을 출간했다. 현재 여행매거진 《트래비》와 《한경 money》에 섬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
2022년부터 제일 큰 섬, 제주에 살기 시작했다.
섬을 알아갈수록
섬이 다가왔다
섬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날씨를 꼼꼼하게 체크하곤 했다. 그래서 맑은 하늘과 파란 바다는 매번 당연한 섬의 풍경이었다. 섬은 늘 그런 곳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반복된 섬 여행은 때로 거센 바람과 파도에 꿈쩍할 수 없는 시간까지 끌어안아야 했다. 배낭 무게에 지쳐갈 즈음 바람이 잔잔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흐르는 평온한 햇살 끝에 붉은 바다가 펼쳐지고, 새벽녘 별은 더욱 찬란했다. 그 귀하고 아름다운 섬을 목격하고 나서야 비로소 가슴 속 깊이 우러나오는 감탄사를 되뇔 수 있었고, “감사합니다”라고 읊조릴 줄 알게 되었다.
나의 섬 여행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섬에서의 하룻밤은 기본이다. 섬의 정서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라면 애틋함이다. 머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애틋함도 깊어진다. 더 많은 섬으로 건너가 넉넉한 시간으로 걷고 살펴보자 내가 이전에 알던 섬과 다른 지향점이 보였다. 때론 추운 계절에 다가서 보기도 했다. 어떤 섬들은 비워짐만이 가득하지만, 또 다른 섬은 거대한 공장처럼 생업의 활기로 넘쳐났다. 기술과 문명의 힘이 보태어져 정갈함을 자랑하는 섬이 있는가 하면, 더러 시간이 오래전 낡은 담벼락에 멈춰 선 섬도 있었다. 여행은 그곳의 진실을 마주하는 일이다. 섬을 알아갈수록 섬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