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을 공부하며 연구원을 꿈꾸다가, 아이들을 키우며 박물관을 알게 되었어요. 박물관학을 공부한 후, 그림책과 유튜브 ‘뮤인의 박물관 미술관’ 그리고 강의를 통해 사람들이 박물관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어요. 글을 쓴 책으로 『흙으로 만든 선물』 『넌 어디서 온 거니?』 『가늘고 긴 음식』 『효명이와 성준이』 『아빠 얼굴』『반짝반짝, 솜씨 좋은 보물』이 있어요.
구포는 조선 시대에는 남쪽 지방에서 한양으로 나르기 위한 곡물이 모이던 곳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경부선 구포역이 들어서면서 일본으로 반출되는 곡물이 모였던 곳입니다.
1960~70년대 구포역에는 잘 말려 포장한 가늘고 긴 가닥을 팔러 가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합니다. 한때는 30여 개의 공장이 있었다고 해요.
휴대전화 속 지도를 보며 겨우겨우 찾아간 골목길 안의 허름한 3층 건물.
그곳에서는 아직도 롤러를 돌려가며 가늘고 긴 가닥을 뽑아 2층의 방에서 말리고 있었어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는 명품 국수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20년 넘게 단골인 우리 밀 음식점에 다시 한번 다녀왔어요. 여전히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의 전통 밀을 이용해 가늘고 긴 가닥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계신 분도 있답니다.
어디서나 전 세계의 국수 요리를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요즘 우리나라 국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왔는지 생각해 보며 이 글을 마칩니다.
- 전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