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젊고 푸른 것이 좋다. 그래서 젊고 푸른 글을 쓴다. 젊은 사람은 앞을 보지만 늙은 사람은 지나온 뒤를 본다. 나는 앞을 보는 젊음이 좋다. 여기 글들은 대체적으로 나의 삶이며 경험에서 온 지난 날 수고에 대한 안부이다. 내 뒤안길에 심어진 나무들이기도 하다. 이 나무가 자라 가는데 필요한 앞을 보고 쓴 글이다.
에세이를 쓰는 사람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또 그 사실이 문학적 감동을 깔고 있어야 한다. 그런 확신 속에 글을 쓴다는 것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 나는 이 책을 통하여 생각의 사실들에 기초하여 詩적 진실을 써보았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책들을 보면 먼저 시가 쓰였고 그 시에 관한 분석, 논평이나 느낌을 써왔다. 그렇지만 나는 마치 밥상을 차려내는 느낌으로 에세이라는 구수한 밥과 詩라는 맛깔스러운 반찬을 곁들여 보았다. 취향에 따라 맨밥에 물을 말아 드셔도 좋고 맛있는 반찬만 골라 드셔도 좋다. 아무튼 정스러운 한 끼의 밥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엉덩이가 헐도록 썼으니 이젠 일어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