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글을 쓰려니 이력서에 넣을 자소서(라고 쓰고 자소설이라 읽는다)를 쓸 때처럼 눈앞이 깜깜합니다. 원고 탈고와 교정 작업도 힘이 들었지만, 심리적 압박감은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리는 지금이 더 높습니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환상을 좋아하기를 대충 20년쯤 하다 보니, 이렇게 뿌듯한 결실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사실 『이세계의 황비』는 제가 처음 써 보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이 첫 완성작이자 첫 출간작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중간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이야기를 읽어 주실 독자 분들이 만족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쓰면서, 또 퇴고 과정에서 읽으면서 즐겁지 않으면 글을 못 쓰는 성향입니다. 『이세계의 황비』는 쓰고 고치고 읽으면서 즐거웠던 글입니다. 그 느낌이 독자분들께도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네요.
사실은 정말 책이 나온다는 실감이 아직 없습니다. 실제로 책을 보면 좀 실감이 날까요? 그래도 왠지 ‘이게 정말 내가 쓴 게 맞나?’ 하며 얼떨떨하리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듭니다.
이제 더 먼저 쓰기 시작한 『적루의 왕관』을 완결 내는 게 당면 목표입니다. 그 뒤에는 정확히 뭐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동양풍 판타지 로맨스 혹은 현대 로맨스에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비나와 루크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 여러분께서 즐거우시다면 그 무엇보다 기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