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때, 집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나는, 말이 없고 늘 남의 눈치를 살피는 기죽은 아이로 자란다. 초등학교 때, 전학을 오고 왕따를 당하던 나는, 힘을 길러 멋지게 성공하는 여자가 되는 꿈을 늘 꾼다. 타고난 밝고 긍정적인 태도, 그리고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곧 그걸 알아본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고,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을 한다.
우연히 영어 강사가 되고 나를 좋아하고 내 얘기를 귀담아듣는 학생들이 너무 소중해서 미련할 정도로 열심히 즐겁게 일한다. 16년 동안, 단 한 번도, 일 분도 수업을 하기 싫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한 명이 등록을 한 반도 늘 정성을 다해 강의한다. 그런 내 마음을 학생들은 깊이 느껴 주었고, 지금도 5년 전, 10년 전에 수업을 들었던 수많은 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그들과 연락을 하고 있다.
나를 좋아해주는 학생들, 나를 챙겨주는 중학교 때 친구들, 정말 좋은 재수학원 친구들과 오빠들, 대학교 동기, 선후배들, 나를 보고 싶어 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항상 화려하고 신나는 삶을 살지만, 혼자 있는 시간에 느끼는 뭔지 모를 공허함과 우울함은 내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숙제였다. 근본적인 외로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니, 당연히 남자와의 관계도 늘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 자신이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서 외로움을 함께 극복해보자고 결심. 혼자서 조용히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곧 내 글에 공감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깊은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더 진실해지고 싶어서 나의 저 깊이 묻어있던 아픔까지 끌어내서 글을 쓰다 보니 어느덧 너무도 강해져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박수현이다. 박수현으로 살아온 세월이 많이 부끄러워서, 오랫동안 일부러 잊고 살았던 내 이름이다. 티파니로 사는 게 좋아서, 늘 엘리트였을 것만 같고, 말썽 한 번 안 부려 보았을 것 같은 ‘티파니 선생님’이란 가면을 벗기 싫어서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그래서 너무 어색한 내 진짜 이름.
이제야 비로소 내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고 안아주고 사랑하게 된 나는 지금 여러 가지 문제로 아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 드리고 싶다. 지금 당신이 혼자 겪고 있는 고통과 싸움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기꺼이 힘을 실어드리고 싶다.
내가 아파봤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