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당에서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상이 즐겁습니다. 『주역』, 『동의보감』 등 동양 고전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고, 불교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동의보감』을 읽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쓴 책으로는 40년 류머티즘 동행기 『아파서 살았다』가 있고, 함께 쓴 책으로는 『내 인생의 주역』, 함께 풀어 읽은 『낭송 18세기 소품문』이 있습니다.
“처음 류머티즘을 앓기 시작하고 전투 모드로 살았던 십 년간 내 욕망에 맞춤형으로 등장한 귀신은 ‘명약’이었다. 내 몸을 아프기 이전 상태로 온전하게 회복시켜 줄 명약. 어떤 치료를 해야, 어떤 약을 먹어야, 어떤 의사를 찾아가야 나을 수 있을까에 매달렸다. 다른 삶은 병이 나은 이후에나 생각해 볼 일이었다. 그러나 거기에 골몰하는 동안 시나브로 내 삶이 증발해 버렸다. 이걸 알아차린 건, 두 무릎을 인공관절로 갈아 끼운 뒤였다. 그때서야 ‘명약’으로 포장한 ‘희망’이라는 귀신의 맨얼굴을 보았다. 그러면서 질문이 쏟아졌다. ‘꼭 나아야 되나?’, ‘이대로 살면 안 되나?’, ‘건강이 삶의 목표가 될 수 있나?’ 등등. 그 이후 병과 함께 살기로 했고, 그러면서 “뭐하꼬?”(무엇을 하며 살까)로 방향 전환이 일어났다.”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글도 쓰고 학인들과 부대끼며 깨달은 건, 산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되어 자기 안의 생명력을 북돋워 가는 여정이라는 것, 그건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내게 이런 깨우침을 준 데에는 류머티즘의 공이 크다는 것 등이었다. 그리하여 그로부터 만 5년이 지난 지금 난 ‘아파서 살았다’를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 류머티즘 동행기의 제목으로 삼고, 여기에 ‘아프면서 살았다’에서 ‘아파서 살았다’에 이르기까지 40년의 여정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