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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없다(백재욱)대학에서는 법 공부를 했다. 공부한 게 아까워서 고시 공부도 해봤는데, 거기까지 가서야 지금까지 애써 외면하고 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이 길이 아니었다’는. 그렇다고 다른 길을 찾고자 적극적으로 살았던 건 아니다. ‘이렇게 살면 망하는 지름길인데?’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할 정도로 되는 대로 살다가, 내가 영화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영화유튜브라도 한번 해볼까? 지금 유튜브에 보이는 애들만큼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한번 해봤다. 했더니, 꽤 잘됐다. 나중에 깨달았는데, 골방에 틀어박혀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영상을 붙이는 일에 나는 적당한 재능이 있었다(엄청 큰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함께 깨달은 사실은 인생이 의외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지루한 내 인생을 달래준 건 영화였다. 지금 나는 나의 지루함을 달래줬던 유일한 친구(사람 친구는 거의 없다. 잘 어울리는 성격도 아니고)의 이야기를 하면서 남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다. 다시 한 번, 인생은 참 의외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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