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단편소설 <아내의 산>으로 문학세계 신인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정토아리랑》, 장편소설 《화이트 아웃》, 수필집 《아들아 세상을 품어라》가 있다. 필리리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
장용호는 자신을 괴롭혔던 젊은 날의 그림자들에 대한 보상에 그치지 않고, 동질의 체험자들과 그 시대의 증언을 소임으로 생각하면서 치열하게 소설을 써왔다. 그래서 그의 언어는 거칠고 투박하기만 했다. 그럴수록 소설은 아주 진한 진정성, 즉 인간의 선한 본성을 드러내고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이번 장편소설은 현실의 세계에서 몇 걸음 지나, 또는 온몸으로 부딪치고 뚫고 지나온 세상을 재정비해 상상의 세계에 자신의 섬을 구축하고 있다.
난 인간의 본능과 이성 중 무엇이 우월한가에 대한 의문에 봉착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에게 있어 선(善)이 먼저냐 악(惡)이 먼저냐 하는 과제와 같이 난해한 것이었다. 이 글을 완성하는 동안 나는 본능과 이성에 대한 우월 관계를 매듭짓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실수였다. 하지만, 지금의 난 후회하지 않는다. 아니 후회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듯하다.
나는 이번 소설에서 육체적이고 조건적인 사랑을 본능으로 그리고 정신적 사랑을 이성으로 정의했지만, 그것 역시 오답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본능과 이성을 구별할 변별력이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들이 믿고 있는 이성이라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었고, 본능이라고 믿었던 것이 이성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