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2: 브레멘에서 바젤까지』는 2016년 6월 8일 독립출판을 주제로 스위스와 독일에서 이루어진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이하 파티) 정규 수업 '길 위의 멋짓'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8박 9일 동안 브레멘과 베를린을 거쳐 바젤에서 마무리된 이 여행은, 매년 열리는 스위스와 독일의 아트북페어 시기에 맞춰 기획되었다. 여행의 출발지와 종착지의 머리글자를 합친 'BB' 그리고 길 위의 멋짓 두 번째 출판물을 의미하는 '2'를 더해 'BB2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꾸려진 인원은 총 6명으로, 기획자 및 인솔교사 역할을 맡은 알렉스와 곽은정을 포함한 4명의 파티 배우미 -더배곳의 이지연과 윤지원, 한배곳의 신가을 그리고 휴학 중인 최진훈-가 여정에 올랐다. 교실이 아닌 길 위에서의 만남을 통해 독립출판물의 생태를 익히고 그 경험을 출판물의 형태로 기록하는 것이 목표였다. 책은 크게 인터뷰, 워크숍, 아트북페어로 구성되어있다. 인터뷰는 독립출판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1인 잡지 제작자, 서점 운영자, 디자이너, 독립출판 프로젝트 일원, 작가, 아티스트북 수집가 그리고 아트북페어 기획자-과 진행했으며, 그 내용은 12개의 키워드로 재구성되었다. 워크숍은 브레멘예술대학의 출판 동아리인 '프레시 프린트'와 바젤디자인학교 재학생 아나 브랑코빅과 함께했다. 그 협업의 결과물은 세 학교-브레멘예술대학, 바젤디자인학교, 파티-학생들의 책과 함께 바젤의 '아이 네버 리드' 아트북페어에 먼저 소개된 후, 2016년 11월 서울의 '언리미티드 에디션' 아트북 페어에 선보였다. 이 일련의 과정은 당일 워크숍 경험을 반영한 글과 페어에 대한 설명 및 전시 물품을 서술한 글로 나누어 묘사했다. 각각의 글 사이에 시간순으로 나열된 사진은 대화와 협업 그리고 유통으로 이어지는 여정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BB2 프로젝트의 시작은 독립출판이었으나, 이를 주제로 파생한 결과물은 더 넓은 의미로서의 책의 역할과 그 가능성을 질문한다. 책은 기록 혹은 정보 전달의 수단으로, 아름다운 소장품으로, 때론 개성의 발화로 여겨진다. 변화하는 책의 속성을 탐구하며, 우리 또한 이 책이 다채로운 성격을 지닌 열린 매개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에 임했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에게 독립출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국경의 경계 없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을 열어준 열쇠였을지도 모른다. 비록 그 찰나의 경험을 직접 공유할 수는 없지만, 그 기록의 일부인 『BB2: 브레멘에서 바젤까지』를 통해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책이라는 매체가 단순히 '읽는 대상'이 아닌, 공감, 교류 혹은 새로운 만남을 제공하는 또 다른 통로로 작용하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의 '길 위의 멋짓'이 일시적인 여행이 아닌, 배우미 스스로 주체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끝으로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 먼저 열린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의견을 공유해준 고성배, 마누엘 레더, 바바라 빈, 베티나 브라흐, 아나 브랑코빅, 이로, 이리 옵라텍, 읻다의 최성웅, 김보미, 전가경, 타니아 프릴, 테드 데이비스, 파얌 샤리피, 파트라 그라프, 프레시 프린트 학생 그룹, 현영석, 바젤 아트북페어 참여를 도와주신 바젤디자인학교의 마이클 레너와 안진수 님, 바젤에 머무는 동안 따뜻한 숙소를 마련해준 카트리나 아메타이, 이번 기획을 믿고 지켜봐주신 파티 날개 안상수 님과 공모 지원 사업에 도움을 주신 정실 그리고 책 마무리에 힘을 써준 박하얀, 요아힘 뮬러 랑세, 최문경 님에게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