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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한국영화감독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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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데뷔의 순간>

한국영화감독조합

누구에게나 첫사랑의 순간이 있듯, 가슴 떨리는 데뷔의 순간이 모든 감독들에겐 존재한다. 그것은 설렘과 매혹, 무한한 끈기와 지옥 같은 좌절감, 자신을 내던지는 용기와 과도한 확신, 그리고 불타는 열정과 미친 애정이 동반된 광신도적 순간이다. 그런 초자연적 경험을 겪으며 몇몇은 영광스럽게, 대부분은 상처투성이로 첫 번째 데뷔작을 찍고 영화감독으로 ‘입봉’ 하게 된다. 하지만 앞길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보장된 것은 전혀 없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속한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어느 날 갑자기 영화의 신(神)으로 부터 호출을 받고 창작의 자유와 기쁨이란 빨간약을 삼킨 채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 산업의 밑도 끝도 없는 매트릭스로 뛰어든 대한민국 영화감독들이 모인 단체이다. 거창한 대의명분을 지닌 결사체도 아니고, 으리으리한 사무실이나 조폭 같은 단결력도 전혀 없다. 솔직히 이익 단체다. 하지만 감독 개인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영화를 감독 혼자서 절대 찍을 수 없듯이, 올바른 영화 생태계의 조성 없이는 제대로 된 영화가 세상에 나올 리 없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감독들의 올바른 역할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으ㅤㅆㅑㅤ으ㅤㅆㅑㅤ하며 첫 단추를 끼웠지만, 나아가 영화계 모든 스탭과 시스템의 합리적 구조, 아울러 관객들이 다양하고 매력적인 영화를 올바른 극장 환경에서 볼 수 있도록 땀 흘리는 것이 진정 제대로 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칸에서 화려한 레드카펫을 밟은 유명 감독부터 전세방을 빼서 영화를 찍은 인간 승리의 감독까지, 현재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우리나라 영화의 감독들이 속해 있는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아직 별로 거창하진 않지만 앞으로 혹시 대단한 조직이 된다 해도 늘 잊지 않을 것이다. 각자 이 악물고 데뷔작을 찍던 그 처음 순간을! 설렘과 부끄러움이 공존하는 기억을 헤집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또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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