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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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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홀로 선 자본주의>

김기정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이다. 미국 코네티컷대에서 정치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외교부 공공외교자문위원장, 국가안보실 2차장, 연세대학교 학생복지처장·동서문제연구원장·행정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외교정책 공부의 기초』(2019), 『한국 외교 전략의 역사와 과제』(2019), 『미국의 동아시아 개입의 역사적 원형과 20세기 한미관계』(2003)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광복 70년의 한국 현대사”(2016, 공저), “한국전쟁 영화와 공감 기획”(2015), “한미관계 130년”(2011) 등이 있다. 그 외에는 『꿈꾸는 평화』(2003, 2015), 『귀향』(2015), 『통영』 등의 시집과 산문집 『풍경을 담다』(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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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풍경을 담다> - 2020년 1월  더보기

풍경이 바뀐다. 하루가 지나며 하루의 길이만큼 풍경이 달라지고, 변해가는 풍경이 달을 밀어내고 해를 넘긴다. 나는 한 지점에 오랫동안 서서 풍경의 변신을 지켜본다. 살아가는 일은 그런 것 같다. 땅에 발을 붙이고 서 있어야 세상 갖가지 형상들이 슬라이드처럼 움직인다. 사는 일은 서 있는 일, 서서 관찰하는 일이다. 보면서 생각한다. 풍경이 이 시대의 역사 현장에 무슨 뜻을 품고 드러나 보이는지, 내가 서 있는 이 공간에서 연일 변용되는 것은 또 무슨 연유인지 생각하는 일이다. 어떤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 더 나을까 상상해보는 일이다. 뭔가를 써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기록하지 못한 것들이 거의 태반이다. 그러나 시선에 포착된 현상들이 마음 속 물결을 일렁이게 했던 의미들을 골똘히 생각하고 연유를 적어두는 일이 필요할 터이다. 기록이란, 흔적이다. 세상이 나의 눈과 머리에 남기고 싶었던 자취다. 내가 숨 쉬며 살아왔던 발자국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희망을 은근히 내 보이는 일이다. 누군가는 내가 전하고 싶은 풍경들을 활자로 읽을 것이다. 내가 서 있는 자리로 초대하여, 눈의 높이를 맞추고, 나의 기억과 나의 상상을 나누려 한다. 아직은 조금 더 서 있어야 하고, 조금 더 많이 눈을 열어야 하고, 조금 더 가슴을 떨어야 하고, 조금 더 기록해둬야 할 것도 남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수업을 종료할 때마다 일단 마침표를 찍는다. 중간 마침표들이 모이고 쌓여 이윽고 종강(終講)을 알릴 것이다. 그때까지다. 2019년 12월 연희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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