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노장르로트루에서 지방 관료의 아들로 태어났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 후손이 없기에 그의 어린 시절은 물론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스물다섯 살에 의사가 되어 여러 논문을 썼고, 그중 《가사假死와 너무 이른 매장》(1866)은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당대 최고 권위의 의학서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이후 의학 분야를 떠나 지적 사색에 몰두하며 이탈리아, 스위스, 러시아, 스페인, 튀르키예 등지를 여행했고, 정부에서 고고학 임무를 부여받아 인도와 네팔로 파견되기도 했다. 여행을 통해 ‘문명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과학 연구를 시작했다. 《인간과 사회》, 《민족 진화의 심리 법칙》을 거쳐 1895년에 주저 《군중심리》를 출간했다. 기존에 범죄 등의 부정적 행위로만 막연히 상상되던 군중의 입체적 면모를 포괄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출간 1년 만에 2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고 사회심리학, 집단심리학의 토대를 정립한 선구작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사회과학, 자연과학 연구를 병행하며 활발히 집필 활동을 이어갔으나 1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에는 더는 사회현상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학자의 관조적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생애 말기에 집필한 《진실한 삶》, 《역사철학의 과학적 토대》 등의 책에서는 죽음의 위협에도 꿋꿋이 희망을 간직해야 하는 이유와 종교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등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 1931년, 마른라코케트의 자택에서 9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