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해 전 마쓰모토로 이사 온 뒤로 온갖 곤충과 동물을 직접 마주 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제 눈길을 끈 것은 반딧불이였어요. 도서관 앞을 흐르는 작은 시내를 따라 하늘하늘 춤추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보러 매일 밤 냇가에 나가고는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차를 몰고 지나가다 나무타기 연습을 하고 있는 어미 곰과 아기 곰을 발견하고는 다리가 후들거린 적도 있지요. 곰이 이렇게 아무 데나 있다니요! 빨리 나무 아래로 내려오고 싶어 하는 아기 곰을 어미 곰이 머리로 인 채 혼내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는 눈치였습니다. 어미란 존재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똑같더군요.
누가 “마쓰모토 생활이 어떠세요?”하고 물으면, 저는 맨 첫 마디에 “곰을 보고 살아요.”라고 말한답니다. 그러면 도시에 사는 분들은 대개 놀라면서도 부러운 듯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어때요, 부러우시죠? 하지만 문제도 있답니다. 곰이나 원숭이 무리에 둘러싸여 지내다 보면 땅속에서 기어 나오는 지렁이쯤이야 별것 아닌 듯 생각되니까요.
전에는 공원에서 어쩌다 지렁이라도 보게 되면 꺅! 하고 저만큼 달아나고는 했습니다. 더구나 땅 밖으로 나와 있는 지렁이는 바싹 말라 온몸을 뒤틀며 몸부림치고 있거나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모습이에요. 이렇게 되기 전에 지렁이는 어떤 생활을 하고, 대체 어떻게 땅 위로 나오게 되는 걸까요? 땅속에서는 아마도 잘 지내고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하긴 꼭 그렇다고만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느림보에다 칠칠치 못하게 꼼지락거리고 있었을 뿐이었는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그것도 삶은 삶인 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