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부락차별문제가 일본사회에서 중요한 이유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이는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은 침해될 수 없다고 하면서 현실의 차별문제를 비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이론적 측면이 어떠하든 현실 속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행해지고 있는 차별은 잘못된 것이라 한다. 그러나 역자가 생각하는 이유는 조금 다른 부분에 있다.
이들 ‘부락민’들은 오랜 옛날부터 그 사회에서 인간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해왔다. 즉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부가가치를 생산하면서 자기 역할을 다해온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의해서 소외·배제·차별당하면서 사회의 최하층으로 밀려난 사람들이다. 이러한 현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메이지유신 이후의 근대 국민국가 일본에서도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사회의 최하층에 위치한 사람들을 옥죄고 있는 모순구조를 파괴하고 변혁하는 것이 곧 일본 사회의 이중적 모순구조(전통적인 공동체 사회의 모순과 자본주의적 근대 사회의 모순이 공존하는 구조)를 한꺼번에 변혁할 수 있는 길이며 이러한 과제를 담당할 주체는 역시 이들 ‘부락민’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역자는 부락차별문제가 중요하다고 인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