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설계를 전공했지만 현장을 모르고서 설계한 도면은 그림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건설현장에 투신했다. 그런데 건축물을 지으면 지을수록 정말 살기 좋은 집을 짓고 있는가, 과연 어떤 집이 잘 지은 집일까? 이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어갔다. 건물 겉은 예술적으로 멋지지만 살기 불편한 집들이 지어지기도 하고??. 문제는 그 실질적 피해가 고스란히 건축주에게 돌아간다는 점에 주목했다.
20여 년 동안 공터에서 꿈을 꾸며, 현장에서 땀 흘리며 사람들의 삶을 통해 건축물을 바라보면서 시공자가 아닌, 건축주의 입장에서 집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건축이란, 사람들의 삶으로 채워질 때 비로소 완성됨을 깨달았다. 건축주들에게 자주 말한다. 건축가와 시공자에게 정답을 요구하기보다는 오답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라고. 오답을 하나씩 없애다보면 정답에 도달해갈 수 있다고. 또한 예쁜 집보다는 좋은 집을 지으라고,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중요함을 강조해왔다. 시공전문가로서 쓴 《100년 견뎌내는 집, 내가 짓는다》 이 책이 건축주들을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되리라 기대해본다.
저자 박강현은 ‘건축시공기술사’다. 1999년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 2002년부터 건설현장에 투신하며 화성동탄신도시, 인천청라지구 등지의 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공무와 공사를 두루 경험했으며, 안산시 설계자문위원과 한국철도시설공단 기술심의위원 등에 위촉되기도 했다. 2013년부터 숭실대학교 건축학과에 출강하며 설계와 시공의 조화를 통해 보다 나은 건축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지금은 덕성여자대학교에서 근무하며 설계자와 시공자의 입장에 더하여 건축주의 입장에서 신축 및 리모델링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링크Link》를 비롯 4권이 있으며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 한국태양에너지학회, 대한설비공학회 등 건축관련 학회에 건축과 환경을 주제로 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