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설집이다.
오래 기다렸다는 점에서 이 ‘첫’은 애틋하고 각별하다.
책을 낼 때마다 그 소설을 쓰던 순간을 돌아보는 버릇이 있다.
등단 후 지금까지 다양한 무늬의 시간들을 지나왔다. 미숙한 실력으로 쓰고 싶은 마음을 따라다니느라 허둥댔지만, 어떤 순간에도 소설 쓰는 재미는 잃지 않았다. 그게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여기에 싣지 못한 두편의 소설이 있다. 그 글들이 지닌 부족함을 잊지 않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쓰는 일의 즐거움을 잃지 않겠다.
휘청거릴 때마다 중심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주신 하나님께,
내가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지해준 옆 사람에게,
책이 묶일 때까지 기다려주고 격려해준 창비 분들에게,
이름을 기억하고 책을 읽어주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2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