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만치. 사서에는 단 두 문장으로만 등장하는 인물. 국내에는 그에 대한 기록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인물을 되살리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왜 목만치에게 매달렸는가. 우리를 둘러싼 암울한 정치현실 때문이다. 독립군을 잡던 일본헌병의 후손이 과거사 단죄르 ㄹ외치고, 탐관오리의 후손이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고 우리 국민을 질이 낮다고 매도한다. 아픔을 다독거리기는커녕, 아문 상처를 헤집어 굵은 소금을 뿌려 문대기까지 한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신명을 잃어버렸다.
우리에게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진정으로 감복해 따르게 하는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것은 우리의 불행이다. 살림살이야 좀 팍팍하면 어떤가. 내남없이 어려운 시절을 겪어낸 우리다. 허리띠를 졸라맬망정, 함께 가야할 목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체념을 넘어서 포기한 상태다. 영웅이 없는 시대. 를 세상에 내놓는 이유다. 깊은 상실감에 빠진 동시대인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