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십 대의 마음에 가닿으려는 노력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쓰게 되었다. 사람뿐 아니라 숫자에서 그림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꺼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조화롭고 다정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바람이 있다.
국어교사로 고등 국어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십 대를 위한 동화 속 젠더 이야기』『성평등』『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위험하고 위대한 여자들』처럼 젠더에 관한 책과 『내 말 좀 들어줄래?』『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열일곱의 맛 철학』처럼 인문학에 관한 책이 있다.
십수 년째 열일곱의 언저리를 맴도는 교사로 살며 아이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나를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친구, 부모, 선생과의 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몰라’와 같은 말로 감정을 얼버무리거나 게임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며 쉽게 잊으려 한다. 차곡차곡 쌓인 감정이 어느 날 폭발하기 전까지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이런 마음들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다. 불안하고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은 날들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도 있었고 바로 옆의 친구도 겪고 있는 일이다. 다만 서로 이야기하지 않을 뿐이다. 새롭게 만난 열일곱 아이들의 모습을 훔쳐보며 쓴 이 글들이 그때의 나처럼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을 마음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