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출생. 고등학교 시절 취미 삼아 안데르센 동화를 번역한 것을 시작으로 구연동화의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발표한 단편 〈우동 한 그릇〉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정식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아들의 행진곡이 들려온다〉 등이 있다.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지만, 무엇에도 비유할 수 없는 온화한 미소와 귀여운 눈동자를 지닌 이야기꾼 할머니, 말을 막 시작한 아기, 아스팔트 도로의 깨진 틈 사이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민들레, 썩어서 거의 모래에 파묻힌 폐선의 방향키에 달라붙어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한 마리의 개미, 둥실둥실 바람을 타고 와 눈앞에서 터진 무지갯빛 비눗방울, 모르는 동네에 갔을 때 널판때기 뒤에서 소리도 없이 나타나, 멍하니 서 있는 나의 발에 새침한 얼굴로 머리와 부드러운 어깨, 등까지 요염하게 비벼대고는 말없이 건너편 울타리 속으로 사라진 살찐 고양이. 이 모든 만남의 감동을 마음속에서 따뜻하게 데워, 그것으로 이야기의 주인공을 매일매일 키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