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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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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거울과 유리창>

박명순

『채만식 소설의 페미니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등학교 국어 교사로 30여 년 재직. 공주대학교, 순천향대학교에서 ‘국어교육학’과 ‘현대소설’ 등을 강의했으며 비상 『국어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아버지나무는 물이 흐른다』, 『영화는 여행이다』, 『슬픔의, 힘』, 『안녕, 개떡선생』, 『애도의 언어, 소생의 힘』, 『영화는 얼굴이다』 등의 저서가 있다. 충남작가상, 아르코 창작지원금, 문학비평활동 지원금과 충남문화재단, 공주문화재단 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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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거울과 유리창> - 2024년 8월  더보기

01 세 번째 평론집을 상재합니다. 글쓰기를 통하여 자기 구원을 찾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만큼 굳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믿고 의지하면서 깊은 애정을 쏟을 수 있는 건 여전히 문학뿐입니다. 그렇게 읽고 쓰는 작업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그런 열정들이 내가 갈망하던 삶의 몸짓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장 작업으로 숲과 생명을 가꾸는 행렬에 끼어들어 창窓을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작가와의 귀한 인연으로 작품을 읽었고 글을 묶었습니다. ‘작품의 행간을 찾는 눈’ 그리고 이정표를 만드는 일이 단비가 될 것이라 믿었던 시간의 흔적입니다. 인식과 표현의 불완전함도 언젠가는 반드시 극복될 것이라 여겼기에 멈추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의지하면서 여전히 미지의 세계에서 헤매던 흔적이기도 합니다. 그 고독의 도정들이 독자와 마주할 수 있는 연결 지점을 새롭게 맞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02 1부에서 다룬 이기영, 신채호, 강병철, 윤정모의 소설 작품론은 감시와 탄압의 시대를 기억하는 힘으로 정리했습니다. 2부에서는 권덕하, 유계자, 박송이, 이선희, 장인무, 임경숙, 오충, 조동례, 황정산, 박용주, 이문복 시인을 호명합니다. 동시대 작가와 호흡하고 그 소중한 인연을 나눈 시간의 흔적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3부에서는 청소년 문학을 담았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받았던 ‘청소년문학과 노동’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던 글과 청소년시집 해설을 포함했습니다. 청탁받아 쓴 글 가운데 1부와 2부에 포함하기 애매한 채광석 관련 글 등을 담았습니다. 03 세 번째 평론집 제목을 『거울과 유리창』으로 정했습니다. 이름은 그 자체가 주인공이 될 수는 없지만 존재의 몫을 톡톡히 감당합니다. 제목이 실체를 규정하기도 하고 때로는 실체의 등장만으로도 이름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확대하기도 합니다. 거울은 존재를 비추는 반영체입니다. 누구든지 스스로 자신을 마주할 수는 없으므로 거울과 같은 반영체를 통해서만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학작품은 그 자체로 시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내밀한 면모를 다양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반영의 의미가 그림자를 비춘다는 좁은 시각을 벗어나 세계관과 시대상으로 확장되어 드러냅니다. 그 세계의 테두리에는 ‘나’도 담겨있습니다. 유리창은 ‘너머’를 보여주니 ‘나’와 ‘너머’의 세계 사이에 함께 존재합니다. 동시에 ‘나’는 이곳에, ‘너머’는 유리창 저곳에서 움직입니다. ‘나’가 관여할 수 없는 그 객관화된 세계를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갈망했습니다. 『거울과 유리창』 그 균형감각으로 존재하는 비평을 떠올렸습니다. 작가의 내면이나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의 관점에서도 유리창이라는 ‘너머’의 객관성을 중시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 균형감각은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저에게 모든 문학작품은 거울이며 유리창입니다. 우선 작품이라는 거울을 통하여 작가와 만나고 하염없이 그 안에서 배우고 놀고 사랑하고 새롭게 창안한 세상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작품을 만나는 모든 순간, 또 하나의 거울을 간직하게 되는 기쁨을 특별히 사랑합니다. 한편 저의 선입견과 자의식을 버리고 객관화를 지향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 노력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합니다. 제가 선택한 거울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너무도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균형감각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문학작품도 사람과 같아서 모두에게 균일하게 사랑과 관심을 부여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저는 유리창으로서의 작품해석에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만 거울로 만나는 작품해석에 더 깊은 공력을 쌓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평론을 쓰고 싶었음을 고백합니다. 글쓰기의 공간을 마련해준 <토지문화관>과 〈연희문학창작촌〉 그리고 담양의 에서의 시간과 진도의 <시에그린> 등 아름다운 배경에서의 깊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2024년 7월 공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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