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고 죽은 작가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는 소설, 단편, 시, 신문 논평, 철학 에세이, 그리고 기존의 범주로 분류할 수 없는 종류의 글('이야기')을 썼다. 보르헤스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그는 당시 아르헨티나의 아방가르드 작가들 중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마세도니오는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변호사와 검사로 활동했는데, 검사였을 당시 어떤 피고에게도 유죄를 선고하지 않아 해임되었다는 일화가 떠돈다. 그는 주변의 아나키스트들과 함께 파라과이에 '아나키즘 공동체'를 세운 바 있으며, 초현실주의적인 선거 운동을 펼쳐 보이려는 의도로 대통령직에 출마했다가 참패하기도 했다. 지극히 아꼈던 아내 엘레나 데 오비에타와는 네 자녀를 두었다. 그리고 엘레나의 때 이른 죽음을 애도하며 쓴 엘레지는 아르헨티나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이 되었다.
마세도니오의 글은 일견 쉽게 읽히는 듯 복잡하고, 난해하다. 그는 여러 일간지와 문학지에 시를 싣곤 했는데, 글들은 대개 단편적인 원고나 쪽지의 형태로 남아 있어 생애 당시 출간된 작품보다 사후 출간된 작품 수가 더 많다.
생애 출간된 대표작은 『눈을 뜨고 있다고 다 깨어 있는 것은 아니다』(1928), 『방금 도착한 이의 기록』(1929), 『시작하는 소설』(1941), 『방금 도착한 이의 기록 그리고 계속되는 무』(1944) 등이다. 사후 출간된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시집』(1953), 『영원한 여인의 소설 박물관』(1967), 『전체와 무에 관한 노트』(1972), 『이론들』(1974), 『전집』(10권)(1974), 『아드리아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마지막으로 나쁜 소설』(1975), 『서한집』(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