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에서 태어나 초중등 시절 여러 학교를 전전했다. 가톨릭 관동대학교 재학 중 강원일보 신춘문예 소설에 당선되었다. 그 후 강원일보에 중편을 연재했다.
산과 바다 주변으로 배낭 하나로 혼자 헤집고 다니고 있으며 여럿이 마시는 술보다는 혼술을 즐긴다. 지금도 뒤섞인 기억과 희미한 미래를 혼합하는 중이다.
소설집 『환영이 있는 거리』 『안개 사냥』, 장편소설 『투게더』, 공저 『메밀꽃 질 무렵』 등이 있으며 여러 매체에 중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튼튼한 외벽은 얼마나 단단한가. 일단 들어가면 철저하게 외부와 격리되어 혼자거나 혹은 한 가족의 안위가 얼마나 행복하게 보장되는가. 그 보장됨을 우리는 믿고 또 믿지만 그러나 ‘사내’의 말 한 마디로 그 단단한 외벽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만다.
우리들의 정신도 그러할 것. 수십 년 동안 외부 충격에 길들여 온 머리 구조가 바로 아파트와 같다면 그 구조를 깨부술 충격은 역시 ‘사내’의 말 하나로 충분하다. 일상성에 잠기고 쌓여 석화된 잔해를 끌고 우리는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아침에 눈 비비며 출근하지만, 역시 우리는‘깨어짐’을 두려워한다. 아니, 아예 ‘깨어짐의 세계’를 모르고 있지나 않은가.
그러하다. 이 소설에서 점으로 이어지는 이차원 시선을 삼차원의 시선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사내’의 거친 시선을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가 거칠고 억센 세포를 말아먹고 사는 동안 슬며시 석화된 자신을 이 소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