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수필가이며 소설가이기도 한 조숙은 2003 전북도민일보 2011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이후 동리목월신인상 소설 당선, 해양문학 소설 당선 등 소설 쪽의 영역도 넓힌 조숙씨는 단편소설 「선창」, 「일등」 등을 발표, 호평을 받은바 있으며, 수필집 『별의초대』 [99만원의자유, 치앙마이한달살기]를 펴냈다.
뭐든 늦게 시작했다, 시와 관련한 것은.
좋아해서 그렇다. 이 이유밖에 없다.
한동안 물에 빠져 있었다. 장자 때문인 것 같다. 또 한동안은 침묵에 빠져 있었다. 말의 불일치성 때문이었다. 어떤 때는 사람에 빠져 있었다. 지금도 사람에 빠져 있긴 하다. 뭐든 열렬하다가 어느 순간 발을 빼고 있다.
나는 기우뚱,한 순간을 좋아한다. 무엇이 열리거나 바뀌는 기운처럼 느껴진다. 그러고 보면 기우뚱, 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제껏 기우뚱거리기만 한 것도 같다. 이 첫 시집은 아무리 봐도 기우뚱하다. 늦도록 했으면서도 바로 세우지 못했으니, 뭐가 많이 없는 탓이다.
작년에 반세기 산 것을 자축했다. 성산대교, 삼풍백화점, 물폭탄을 피해 용케도 살아 있다. 최루탄, 곤봉, 고문, 시위 현장에서도 잘 살아남았다. 내가 겪은 일들이 이제는 신화처럼 까마득하다. 그런 표정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