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임
아산 출생(1949)
충남의과대학 졸업(1975)
연세대학교 보건 대학원 수료후
국립 정신병원 정신과 전공(1979-1983)
영국 정신의학 연구소 임상 연구원(1983-1988)
《시대문학》 신인상 수상(1992)
충남의과대학 동문회장 역임
충남대학교 ‘자랑스러운 동문상’ 외 봉사상 다수 수상
[저서]
1983 『어린 혼의 죽음』 오세철 공역, 현상과 인식사
1992 『Mental health gloval village』
By Louis Appleby co-author, Gaskell
『구름 뒤 태양이』 지혜네
『지금 이 자리에』 문화의힘
『아침 무지개를 꿈꾸며』 문화의힘
『의료인문학 산책』 문화의힘
심언봉 장군(沈彦俸將軍) 서거(逝去) 70주기를 맞아 추모집(追慕集)을 상재(上梓)하니 만감이 서린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사진은 진숙 명근 동생이 준비해 주어 추모집이 더욱 빛을 발한다.
제1장에는 충남 아산 출생으로 심 용 字 진 字 할아버지 자손으로 자라면서 알게 모르게 넘치게 듣고 자랐던 갖가지 이야기를 최대한 화자의 말 그대로 기록하였다. 이제 장군을 아는 세대들도 거의 사라진 지금 추모집을 내면서 고인이 되신 집안 어른들이 몹시 그리웠다. 물어볼 것이 너무도 많은데 답해줄 집안 어른들은 이미 이 땅을 떠났으니 말이다. 장군의 기억은 단지 이미지로만 남아있는 내가 장군 숙부를 추모하는 책을 쓰기는 결코 녹록(錄錄)하지 않았으나 사촌들의 격려와 도움이 박차(拍車)를 가하게 된 점 두고두고 흔쾌(欣快)하다.
제2장에 담은 「장군의 일화」는 LA에 체류하시던 심언만(沈彦晩) 셋째 숙부가 2006년 소책자를 만들어 심가 후손들에게 유산(lagacy)으로 내려주신 것이다. 장군에 대한 일화는 장군 동생의 성정(性情)을 소상하게 알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있다.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고 항상 앞장서서 가기를 바랐던 아이는 어진 형의 양보 하에 늘 우두머리가 되어 앞장을 섰다. 아이는 동네 장정(壯丁)들의 놀림에도 지기 싫어 물어뜯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귀여워서 못살게 군 장정들은 반성할지어다. 귀여우면 쓰다듬어줄 것이지 약을 올려 분을 돋우다니! 학교 가기 싫어 모자를 집어 던지는 어린 소년이 성장하여 장군이 되어가는 과정을 간결하게 군더더기 없이 우리들에게 들려주신다. 셋째 숙부 글을 찬찬하게 옮겨 적으며 아버지 세대들이 하나같이 문장가였구나 하는 감탄을 했다. 치기(稚氣) 어린 소년에서 장군이 되어 맹활약을 한 후 돌연 위암으로 영면(永眠)하는 장군은 영웅 탄생의 신화를 방불(彷佛)케 한다.
무엇보다 이기동(李基東) 석좌교수님의 「S장군의 죽음」의 글을 다시 찾아 제3장에 싣게 된 것은 천우신조(天佑神助)의 시혜(施惠)라고 하겠다. 의과대학생 시절 겨울방학에 갈현동 셋째 숙부댁 서재에서 《世代》 잡지에 게재(揭載)된 「S 장군의 죽음」을 단숨에 읽고 충격을 받은 한편, 저자에 대한 소개가 한마디도 없어 저자가 누구인지 수수께끼(enigma)였다. 어떤 분이 이렇게 장군이 처한 상황을 그토록 예리하게 분석하여 치밀한 자료를 토대로 장군의 찬란한 업적과 동시에 때 이른 죽음 영락(榮落)의 시간을 암시했나 궁금했다.
차제에 후손들의 간절(懇切)한 추모의 념(念)을 동조하시고 글을 싣도록 허락해 주신 바 그 바다 같은 마음에 어찌 감사를 다하랴? 자칫 역사의 한 줄로 묻히고 마는 사건의 내막을 소상하게 연혁도 정확하게 장군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서술은 압권(壓卷)이다.
장군의 죽음을 둘러싼 자유당 시대의 정치적 타락, 권모술수와 그에 맞서 원칙과 양심을 지키고자 고뇌한 한 젊은 장군의 존재가 이기동 역사가로 하여금 붓을 들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었다고 유추한다. 한 젊은 장군이 유교적 가훈을 뼛속까지 지니고 충효의 삶을 살다 간 내면을 보면 영달(榮達)과 좌천(左遷)의 소용돌이 속에서 원칙(原則)과 양심(良心)과 정의(正義)를 수호(守護)하고자 온갖 핍박(逼迫)을 무릅쓰고 지킨 고매(高邁)한 지성을 만나는 것이다.
그 대가가 혹독한 좌천으로 끝내 황산벌(연무대) 벌판에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의 전조였으나 그러나 그의 삶이 뿜어내는 용기 불타는 충정 나라의 명운을 염려하는 진정한 군인정신에 우리는 감읍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모든 군부 내막을 글로 써서 우리들에게 읽도록 하신 이기동 석좌교수님의 예지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어 35년 만에 추모집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다. 군부의 정치적 개입을 극구 반대했던 참군인 정신을 지켜낸 분으로서 심언봉 장군의 험난한 노정을 되돌아보고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은 충분히 의미 있다고 하겠다.
제4장에는 장군이 주고받은 서한을 번역과 함께 실었으며, 사진, 서류 등을 담았다. 한자와 초서체의 서한 번역에는 종보(宗報) 기자인 심재석 박사가 도움을 주었다.
아울러 장군의 추모집 발간을 위해 옥고를 써주신 심대평 지사님께 심심한 감사를 올린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후손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큼 큰 반향을 울린다면 그것은 순전히 심언만 셋째 숙부님의 사려 깊은 소책자와 이기동 석좌 교수님의 글이 발판이 되었음을 힘주어 말한다. 다시 한 번 두 분께 감사를 드리며 이 책을 심언봉 장군 영전에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