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이성과는 무관하게 대를 이어 내려오는 무당으로서의 내 운명을 감추고 싶었던 것 같다. 황금 같은 내 20대와 30대를 친구들이 알까 두려워 문 밖 출입을 금하면서 지냈고 그 절반의 시간을 산 기도에 바쳤다. 그렇게 흘려보낸 혼자만의 생활을 지난 시간이라 하여 추억이라 이름 붙이기엔 너무 힘든 날들이었다. 지금도 나는 숨기고 싶은 무속인의 신분으로 역학자의 길을 걷고 있다.
... 점쟁이가 너무 하고 싶었다. 힘은 들었지만 점쟁이가 되어서 즐겁다. 쪽 팔리기 싫어서, 허툰 점쟁이 소리 안 들으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땅을 열심히 파고 있다. 안토지신(安土至神)하시라고, 편하게 살지 말라고 돌이 많이 나온다. 이제는 힘들지 않다. 모두가 웃어주니까! 내가 아는 착한 귀신과 나를 아는 (어디선가 대기중인) 한 많은 귀신들께 이 책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