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 이야기는 다시 하고 넘어가야겠다.
금침(金針). 금사(金絲)라고도 한다.
속눈썹 한 가닥보다 얇고 짧은, 금으로 만든 침(針)을 사람의 혈관에 넣는다.
이 침이 혈관을 돌고 돌며 혈관에 달라붙은 노폐물이나 혈전과 부딪치게 하는 요법이다.
그들과 부딪치며 침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마모되어 결국 언제인지 알 수 없는 때에 사라져버리고 만다.
핏속에 녹아든다.
속눈썹 한 가닥만 한 질량의 이 시들을 당신의 혈관에 밀어넣는다.
내가 당신을 치료하거나 다가올 아픔을 지금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10만 킬로미터 당신의 혈관을 따라 돌고 돌 뿐.
그렇게 그 속에서 닳고 닳으면 그뿐.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순간에 다 녹아버리면 그뿐.
그리하여 내가 당신 안에서 살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을 불멸이라 말해도 좋을까.
능내 강가에서 쓰다.
나뭇잎 한 권을 물위에 띄운다. 나의 상류에 있는, 그리고 하류에 계실 수많은 당신에게 가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