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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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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마음, 스밈>

김선규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지구와 가슴설레는 교신을 시작했어요. 서울 동성고와 서강대학교(신문방송학)를 마치고 한겨레신문과 문화일보에서 35년간 사진기자로 현장을 지켰어요. 은퇴 뒤 고향 화성에서 풀들과 공생하는 농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두만강 일대에서 탈북민 취재 중 북한의 ‘누더기 다락밭’ 실태를 세상에 알렸고 그 계기로 ‘생명의숲’ 등 숲 관련 NGO에서 활동했습니다. 나무와 숲을 통해 고요와 평화를 찾아가며 ‘평화의숲’에서 스클오브 포레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쓴 책으로는 『우리 고향 산책(생각의나무, 2002)』, 『까만산의 꿈(과학어린이, 2007)』, 『희망편지(랜덤하우스, 2008)』, 『그럼에도 삶은 나아간다(차분한출판, 2020)』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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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마음, 스밈> - 2023년 9월  더보기

마음의 눈, 사진 카메라는 내 삶의 동반자다. 가족과 함께한 시간보다 많았다. 언론사 사진기자로 35년을 지내는 동안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 안타까운 사고현장과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역사적 현장에서도 내 손에는 항상 카메라가 쥐어져 있었다. 그곳이 어디든 카메라와 함께 있으면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렌즈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단한 현실에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사진은 내 삶의 최고의 선택이었다. 살아 펄떡이는 날것의 현장을 빛으로 낚아 올릴 때 그 짜릿한 손맛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은 나를 늘 깨어있게 했고 수백분의 일초 찰나의 순간이지만 사진을 찍는 동안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빛으로 기록한 내 사진들이 지면을 통해 수많은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때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다. 그러나 매일 이어지는 긴장과 중요한 순간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은 나의 몸과 마음을 시들게 했다. 무거운 장비를 한쪽으로 오래 메고 다니다 보니 허리디스크가 발병해 직업을 바꾸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어느 순간 내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져갔다. 살다보면 삶의 전환기가 있다. 우연한 기회에 내 마음속으로 날아든 참새 한 마리가 내 가치관을 흔들어 놓았다. 그동안 멋지고 화려한 대상만을 생각하고 바라보던 나에게 그 참새는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때부터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체루가스가 난무한 데모현장에서 눈물 콧물 쏟을 때 콘크리트 사이로 비집고 나온 민들레의 노란 햇살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됐는지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생명들에 눈을 뜨면서 내 얼굴에 다시 미소가 찾아들었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니 그들도 내게 다가와 미소 짓고 지친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다시 살아갈 희망과 세상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때부터 사진은 나에게 놀이이고 즐거움이었다. 돌이켜볼 때 사진기자로서 지난 시간들은 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느끼며 성찰하는 ‘성장’의 시간이었다. 사진을 통해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세상을 바라보며 사물에 깃든 의미를 발견하고, 그 순간의 감정을 사진에 담아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을 대상이 아니라 존재로 바라봄으로써 ‘마음의 눈’을 뜨게 되었다. 작고 미미한 것이라도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눈높이에서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은 한없이 기뻤고 그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고 감사할 수 있었다. 짧은 순간이긴 해도 피사체와 마음의 대화를 통해 감정을 나눔으로써 세상의 일들을 잠시 잊고 몰입의 기쁨 속에 평화로울 수 있었다. 진실된 마음은 누구에게나 전해지는 법이다. 즐거웠을 때는 그 즐거움이, 외로웠을 때는 그 외로움이 그대로 스며든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 생각한다. 카메라가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오면서 어린아이부터 여든의 어르신까지 누구나 사진을 찍는 시대가 되었다. 나의 감정과 마음을 사진에 담아 표현할수 있다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어느 한순간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을 내 몸의 육감이 된 스마트폰 으로 담을 수 있다면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제 그동안 현장에서 느끼고 배우며 기록한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사진에 마음을 담는 방법과 일상에서 찾은 소소한 기쁨까지 이 책을 통해 삶이 좀 더 즐겁고 의미 있다는 것과 자기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2023년 가을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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