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상 동화 부문, 한반도 문학 신인상 동시 부문 당선. 어린이책 『라이벌은 내 베스트 프렌드』, 『신사임당과 함께 그림 그리기』, 『이율곡과 함께 글쓰기』, 수필집 『너는 되고 나는 안 되는 동성애』, 그림 시집 『사물의 속삭임』 등을 펴냈습니다. 고척초등학교에서 쌓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곱씹는 맛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의 어릴 적 꿈은 화가였습니다. 하지만 그림 솜씨는 형편없었습니다. 상상 속에서는 재미나고 예쁜 ‘그림’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데, 스케치북에 옮기려고 하면 엉망이 되기 일쑤였지요. 그림 잘 그리는 친구가 무척 부러웠습니다. 공부 잘하는 친구보다 몇 배 더 부러웠습니다.
나는 맘속으로 그림 잘 그리는 친구를 ‘라이벌’, 곧 경쟁 상대로 삼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스운 생각이죠. 그 친구는 날 눈곱만큼도 라이벌로 여기지 않는데, 나 혼자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곰곰 되새겨 보면, 그 ‘우스운 생각’이 내가 자라는 데 알찬 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친구보다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이 아니, 그 친구만큼이라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스스로를 그림에 열심이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때 그림에 기울인 정성은 나도 모르는 사이 가슴속에 ‘노력’이라는 씨앗을 심어 주었고, 훗날 '글’이라는 열매를 맺도록 도와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