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파리 8대학에서 조리스 카를 위스망스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파리 3대학에서 쥘리앙 그라크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쥘리앙 그라크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썼고, ≪악마, 천년의 역사≫와 ≪쾌락의 역사≫, ≪모파상 환상 단편집≫, ≪고티에 환상 단편집≫을 번역했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이 작품은 세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인생의 세 가지 단계를 보여 준다. 할머니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어린 비올렛, 그 말이 거짓이라는 걸 알지만 할머니가 왜 그런 이야기를 꾸며냈는지 아직 이해할 수 없는, 하지만 동생의 꿈을 깨고 싶지 않아 침묵하는 윌리엄, 그리고 평생 고무줄 공장에서 일하면서 그 공장 너머를 꿈꿔 온, 손자들에게 자신이 살았던 인생이 아니라 꿈꾸었던 인생을 들려주는 할머니.
작가는 윌리엄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성장’의 과정을 보여 준다. 윌리엄이 마음속 갈등을 누르고 비올렛 앞에서 보여 주는 어른스런 태도는 무척 따뜻하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한 발 내디딘 것이다. 윌리엄은 할머니의 ‘진짜 인생’과 ‘가짜 인생’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 차이가 바로 할머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깊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언젠가 할머니만큼 나이를 먹었을 때, 윌리엄도 손자들에게 자신이 꿈꾸었던 삶을 들려주게 되지 않을까? 할머니를 추억하면서 말이다. 할머니의 거짓말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날, 소년은 좀 더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