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일본 아이찌현(愛知縣)에서 태어났다. 스페인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뭇잎 속에서 찾았다』 『멍멍 뭐하는 거니』 『비가 오니 만날 수 있어』 『하트 모양 잎사귀 괭이밥』 『산책 가자 산책』 『잠꾸러기 수잔의 장보기』 『작은 마녀 리토라』 등 많은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다.
몇 년 전 봄, 강아지 레키와 산책하다 있었던 일입니다. 갑자기 레키가 수풀 속에 뛰어들더니 뭔지 모를 작은 동물을 몰아왔습니다. 비칠비칠 다가오는 동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것은 비쩍 마른 아기 고양이였습니다.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라 차마 아기 고양이에게 곧장 손을 뻗지 못했습니다. 주워 와도 끝까지 책임지고 키울 수 있을까.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어…… 저는 그림 그리는 일을 합니다. 그림에 장난이라도 치면 큰일이지요. 늘 마감에 쫓기는 형편인데 더 바빠지는 것도 난처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놔두면 아기 고양이는 죽어버릴텐데. 1분쯤 지났을까요, 2분쯤 지났을까요. 아기 고양이를 안아 올렸을 때, 그때까지 나와 아기 고양이를 번갈아 지켜보던 레키의 눈이 기쁜 듯 반짝거렸습니다.
그때부터 큰일이었습니다. 쇠약해진 아기 고양이를 도대체 몇 번이나 동물병원에 데려갔는지 모릅니다. 보람이 있어 아기 고양이는 하루가 다르게 포동포동 사랑스러워졌습니다. 물론 그 녀석은 아기 고양이답게 날랜 행동도 하고 장난도 치기 마련인데, 제가 사는 환경에서는 아무래도 금지어가 많아지곤 합니다. “이대로라면 아기 고양이는 행복해질 수 없는데……”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양부모를 찾아주자. 몇 명인가 양부모 후보를 만나본 뒤 결정된 사람은 3명의 아이를 둔 OO 씨였습니다. 아기 고양이의 잠든 얼굴을 보며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행복해질 거야. 꼭.”
OO 씨는 뛰는 듯이 기뻐하며 아기 고양이를 맞으러 와주었습니다. “코떼쯔”라는 이름을 가지고요. 한 달 뒤, OO 씨가 코떼쯔의 사진이 담긴 엽서를 보내주었습니다. 코떼쯔의 편안한 표정을 보고 저는 마음속 깊이 생각했습니다. 잘됐다. 정말 잘된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