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언어를 가지고 사상을 표현하고 의사를 전달하고 있지만 반면에 언어에 의한 진실의 왜곡은 피할 수가 없다. 언어에 의한 진실의 왜곡을 피할 수가 없으니 아무래도 이 왜곡은 언어에 따르는 필요악이라고 해야 할 것만 같다. 더구나 오늘 우리는 말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어서 그 필요악은 우리 삶의 도처에 잠재되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다만 우리는 언어가 안고 있는 왜곡현상에 너무나 익숙해져 이제는 그 심각성마저 미처 자각하지 못한 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살고 있을 따름이다. 지식은 옛날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졌으나 지혜의 빛은 그 만큼 더 잃어만 가고 있다고 할 것이다. 사실 언어에 의한 왜곡을 극복하려면 <금강경>을 이해할 필요성은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