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儀禮》가 비록 禮의 기본서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오늘날 사용하지 않는 것이어서 그만큼 공부하기가 어려우며, 더구나 당시에 禮를 행하던 실물이 없어진 상태에서 행동규범만을 설명하다 보니, 그만큼 이해하기 어려웠다. 十三經注疏本이 있지만 注疏에 대한 옳고 그름의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으며, 역시 난해하여 經傳이나 文集을 보다가 《儀禮》에 관한 내용이 나오면 겨우 글자를 맞추어 강의하거나 번역할 뿐이었다. 일반인들이 연구를 꺼리는 첫 번째 經書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禮學을 전공한 분들이 있지만 대부분 禮書의 기본 실력이 부족하여 禮經의 원전을 대하면 구두가 떼어지지 않는 실정이었다. 그나마 中國과 日本의 연구와 譯書가 있어서 그것을 보고 따라하는 걸음마 단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근래 中國의 학자인 楊天宇의 《儀禮譯注》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크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역주본은 현재 나온 《儀禮》 주석서 중 가장 자세하여 《儀禮》 초학자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제 朴相今, 李常娥, 崔振 세 분이 수년간 楊天宇의 《儀禮譯注》를 대본으로 하고 여러 주석서들을 참고하여 강독한 다음 번역과 수정을 반복하여 이제 그 첫 작품인 《國譯儀禮》 喪禮篇이 발간되게 되었다.
이 《국역의례》는 전체를 세 분이 주 3회 이상 강독하고, 강독이 끝나면 번역을 하되 이것을 字句마다 일일이 검토, 교열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야말로 완벽한 譯書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정력을 쏟아 넣은 力作이라 하겠다.
또한 각종 도면을 발췌 게재함으로써 古代 禮器와 行禮 위치 등을 일목요연하게 하였다.
옛말에 ‘뜻이 있는 자는 일이 반드시 이루어진다.[有志者 事竟成]’ 하였다. 이 세 분의 뜻이 이루어져 단시일 내에 《儀禮》가 完譯됨으로써 學界와 번역가들에게 큰 도움이 되어 줄 것을 거듭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