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시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고, 출판사에서 여러 분야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그림책 세계의 즐거움에 빠져 지금은 그림책 편집자이자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안의 특별한 모험』을 쓰면서 이안과 앙리 삼촌처럼 지구 곳곳을 여행하고픈 꿈이 생겼습니다.
저는 작은 것에 눈길이 가고 마음이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신아미 작가님의 그림책 『이안의 멋진 집』을 처음 보았을 때 그랬어요. 이안의 건축물 안에 담긴 오밀조밀 작은 그림들이 제 마음을 건드렸지요. 보면 볼수록 작은 존재들에서 큰 세상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 뒤 신기하게도 신아미 작가님의 두 번째 책 작업에 함께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는 어떤 이야기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새로운 캐릭터인 탐험가 앙리 삼촌을 등장시키고, 이안이 삼촌을 찾으러 지구 곳곳을 여행하는 장면을 상상했습니다. 이러한 상상은 2년 전 다녀온 미국 중부 사막과 알래스카 여행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간 저는 제가 사는 곳이 세상의 전부인 양 바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떠나 사막과 빙하가 있는 낯선 풍경을 마주하며 지구에는 인간만 있는 게 아님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모래, 바위, 선인장, 꽃, 고래, 해달, 바람, 구름, 별들까지 모두가 지구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던 거죠. 이안이 자연과 어우러지는 집을 짓고, 그 속에 작은 존재들이 함께 모여 사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이안의 건축과 상상력이 우주까지 확장되어 미지의 생명체와 만나는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큰 세상이 보입니다. 더군다나 그림책 안에서는 불가능한 게 없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안과 함께 불가능을 뛰어넘는 즐거운 상상 속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