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불문과를 졸업하고 19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된 형 서승, 서준식의 구명과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운동을 펼쳤다. 이때의 체험과 사유는 이후 저술과 강연, 사회 운동으로 이어졌다.
성장기의 독서 편력과 사색을 담은 『소년의 눈물』로 1995년 '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을,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로 2000년 '마르코폴로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민주주의와 소수자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후광 김대중학술상'을 수상했다.
1992년 한국에 번역 출간되면서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은 『나의 서양미술 순례』 이후, 그의 미술 순례 여정은 '우리'와 '미술'이라는 개념을 탈(재)구축하려는 시도였던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거쳐, 일본 근대미술의 이단자 계보를 따라가는 『나의 일본미술 순례』로 이어졌다. 『청춘의 사신』, 『고뇌의 원근법』, 『디아스포라 기행』,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나의 영국 인문 기행』, 『나의 미국 인문 기행』 등의 저서를 통해 폭력의 시대와 차별에 맞선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했으며, 『난민과 국민 사이』,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내 서재 속 고전』, 『시의 힘』, 『언어의 감옥에서』,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시대를 건너는 법』 『디아스포라의 눈』 등의 사회 비평, 인문 교양 관련 서적을 출간했다.
2000년부터 도쿄경제대학에서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인권론과 예술론을 강의하고 도서관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에 정년퇴직했다. 2022년에는 동료와 후학 등이 그의 퇴임을 기념하는 문집과 대담집인 『서경식 다시 읽기』와 『徐京植 回想と對話』(한국어판 『서경식 다시 읽기2 - 회상과 대화 / 최종 강의』)를 발간했다.
2023년 12월 18일 향년 72세의 나이로 나가노에서 세상을 떠났다.
인간과 연관된 모든 문제에는 단일하면서도 간단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또 정답 그 자체보다도 정답을 도출해가는 사고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러한 사고에 익숙해 있지 않다. 이것은 학생 개개인의 책임이라기보다 교육제도와 학부모를 포함한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또 오랜 세월에 걸쳐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파괴해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인간의 '기계화'와 '야만화'의 속도가 파죽지세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