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운동의 주체를 생물학적 여성 혹은 남성 중심적 필드 속에서 구성된 여성에만 제한하지 않을 때, 페미니즘 운동이 다른 소수자들과 연대할 때, 기존의 여성 주체를 해체하고 새로운 복수의 여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남성에게도 새로운 주체성을 구축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줄 때, 그리하여 여성 억압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종류의 억압과 차별, 소외, 폭력에 저항하는 혁명이 될 때, 그럴 때 페미니즘 앞에 붙은 ‘더러운’이라는 수식어는 수치심이 아닌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조롱과 경멸, 혐오로 오염된 정체성은 새로운 혁명적 주체의 이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