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돈이나 벌다 가는 게 인생이다
갖은 멋스런 말로 미사여구를 달아도
한평생 울며 겨자 먹기로 살아온 삶의 찌꺼기를
멍하니 들여다보면
돈 벌다 가는 것 외에 더 큰 의미는 없다
이것이 가시밭길 끝장 머리인 줄 알았다면
장판 장돌뱅이가 되어 흩날리거나
한판 크게 놀다 가고 싶거든
미련한 중생들 머리끝에서 놀다 갈 것을
한때 가치가 어떻네 지성이 어떻네 하며
왜 오지랖 넓은 척 짧은 인생 허비했는지…
결국 돈이나 벌어먹는 간단명료한 길을 걷다
늙어지면 섭생이나 잘하다 가는
우리는 애틋하고 비통하며
허망하기 짝없는 버려진 부랑아다
아, 일푼무관한 시를 쓰며 사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더불어 시를 쓰게 만든 세상은 그 얼마나 비열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