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쓰는 동안 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보았습니다. 죽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삶을 떠올리며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간병 살인에 대해 접근해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끊임없는 애도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주어진 삶을 스스로의 것으로 오롯이 살아가기 힘든 간병인을 조명하면서 아팠지만, 의미 있었습니다.
외할머니를 간병하는 어머니의 삶을 지켜보면서 수많은 당신들의 얼굴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고생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가슴 아파하며 애도하는 모습 속에는, 미래 우리의 민낯이 담겨 있었습니다. 작가의 사회적 책무를 외면하지 않은 슬픔이었기에 기꺼이 소설 속 인물들의 삶에 뛰어들었습니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함께해준 귀한 인연에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중략)
소설 속에 등장하는 유언장, 성경 필사, 탄원서, 비밀일지 등은 기록과 보존의 가치를 상기하기 위한 의도적이고, 부수적인 장치였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사업의 취지인 기록문화 가치 창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