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커 크리겔의 집에서 이번 공동작업이 끝난 것을 축하하고 난 지 열흘 후, 그는 유명을 달리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보낸 날은 쏟아지는 햇빛으로 생기가 넘치고 행복했다. 동물 그림들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고, 맨 위에는 그물 스타킹을 신은 아르마딜로 그림이 있었다. 우리는 플로베르와 새뮤얼 피프스, 브랜포드 마살리스와 재즈 밴드 웨더 리포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폴커는 쇠약해 보인다기보다는 온화해 보였고, 감상에 빠지기는커녕 모든 일에 호기심을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