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남부 리에주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화가이자 식물학자이다. 백합, 장미 등 식물 세밀화를 많이 남겨 ‘장미화가’, ‘꽃 화가’로 불린다. 다양한 색을 인쇄하는 동판화를 확립하기도 했다.
대대로 수도원 장식을 그린 화가 집안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 미술교육을 받으며 자랐지만 수도원 장식이나 초상화보다는 당시 하찮게 여겨지던 식물 그리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았다.
여러 화가에게 그림을 배우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지 못해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중, 형에게 파리에 함께 가서 극장의 무대 배경을 그리자는 제안을 받았다. 아름다운 정원이 많은 파리로 떠난 피에르는 일을 마친 뒤 자댕 드 로이 정원이나 루이 14세 정원으로 달려가 식물을 그리곤 했다. 루이 14세 정원에서 식물학자 루이 브루텔을 만나 식물 해부학을 배우면서 본격적으로 식물 세밀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식물학 책에 세밀화를 그리면서 점점 유명해진 피에르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와 나폴레옹의 황후 조제핀을 위한 꽃 그림을 그리는 궁정화가로 활동하게 된다.
프랑스 왕이 바뀌어 수입이 급감한 뒤에도 계속 꽃과 식물을 그렸고 14년 동안 그린 백합 그림 486점으로 백합 그림 책을 만들기도 했다. 1840년 6월 9일 마지막으로 흰 백합 한 송이를 그린 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