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러시아 국립영화대학 촬영과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해 잠쉐드 우스마노프와 공동 연출한 <벌이 날다>로 장편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이란의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고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영화제 대상, 그리스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은상 등 수많은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거머쥐며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연출작으로 많은 호평을 받은 <괜찮아, 울지마> 역시 그리스, 체코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세 번째 장편 <포도나무를 베어라>는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부문과 2007년 체코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다.
2011년 단편영화 <노스텔지어> 감독, 시나리오, 촬영을 담당했으며 2012년 제작한 장편 극영화 <터치> 마찬가지로 민병훈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 개봉과 동시 출간되는 『터치』는 이 작품의 동명 소설이다. 이 밖의 저서로 『민병훈 감독의 영화가 좋다』가 있으며 2012년 현재 한서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진실이란 오히려 추악한 것일 수 있습니다. 비밀이나 거짓말은 나약한 존재인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최후수단이기도 합니다. 진실이라는 명분에 의해 쫓겨 다니다가 몸을 숨기는 막다른 골목의 어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프지 않은 진실은 의미가 없습니다. 사랑의 힘으로 변할 수 있고, 사랑의 힘으로 배반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것이 단지 영화 속의 인물들뿐만 아니라, 현실 속 우리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일이기를 희망합니다. 사랑의 위대함이 아니라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의 위대함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 위대함을 지니기 위해 고독과 외로움을 이겨야 하는 숙명을 짊어진 채 살아가는 인물들의 고달픈 행로,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사랑이지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사랑은 외로움을 덜어줄 유일한 수단이자 마지막 희망이기를 소망합니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스치듯 흘리는 작은 대사 한마디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주룩 흘렸으면 좋겠습니다. 삶에 필요한 것은 ‘작은 위로’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