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광주의 변두리 산골마을 과수원집에서 태어나 온갖 나무와 꽃과 어우러져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집 뒤 과수원을 거쳐 이어진 산과 집 앞으로 펼쳐진 들판이 놀이터였지요. 앞마당에서 내려다보이는 기찻길과 강줄기를 바라보며 상상에 잠기기를 좋아했으며,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즐겨하였어요.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요. 1999년 신사임당 전국 주부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고 2001년에 아동문예문학상을 받았어요. 2003년 문예 진흥원 창작지원금을 받았고요. 동시집으로 『강아지풀 마을』이 있습니다.
제 마음속에는 상상 다락방이 있어요. 생각의 씨앗들을 저장해 놓은 곳이지요. 조용한 시간이면 상상 다락방에 들어가 생각의 씨앗들에게 상상의 날개옷을 입혀 생각 나무를 싹 틔우지요. 턱을 괴고 앉아 생각의 씨앗에 물을 뿌려 주면 생각 나무는 상상의 나래를 펴며 쭉쭉 잘도 자라난답니다.
은빛 뒤꿈치 반짝이며 뛰어다니는 별들! 흙 텀벙 모래 텀벙 놀이터! 달팽이가 배낭을 메고 배추 잎사귀 실핏줄을 오래도록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모습! 슬픔 녹여 줄 눈물 몇 방울! 구멍 난 양말을 보며 발가락들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양말에 뻥 뚫린 창문을 냈을까? 등등 상상 다락방에서 가져온 이야기들을 들어 보실래요? 동네마다 꼭 한 명씩은 있는 ‘나잘난 여사’의 이야기도 있어요. 어쩌면 옆집 아줌마일 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 엄마일 수도 있어요. 또 햇살 나라에 가서 꽃 주전자 가득 보라색 꽃물 길러 오는 각시붓꽃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실래요?
상상 다락방에는 길을 걷다 만난 풀꽃이나 나무들과 나눈 이야기도 있어요. 햇살과 바람과 별들에게 말을 걸어 보기도 하고, 소나기를 만나면 소나기의 이야기를 들은 것도 있어요. 상추 잎사귀에 앉아 있는 달팽이를 만나면 달팽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거미줄의 거미를 만나면 거미와도 눈을 맞추어 본 이야기들이랍니다. 바다 학교 미술 시간 바다 도화지에 신나게 그림 그리는 별불가사리 이야기도 있어요.
이번 동시집에서는 상상 다락방의 이야기들을 꺼내어 동심의 체로 잘 걸러서 간결하고 명쾌하게 쓰고자 했습니다. 새 봄이 되면 정원사가 정원의 나무들에게 가지치기를 해 주어, 쓸데없는 곁가지들은 잘라내 주고 꼭 필요한 가지들만 남겨 놓듯이 말에요.
또 아이들 생활 주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 삶 주변 곳곳의 이야기들을 동심으로 버무려 싹을 틔워 낸 이야기들도 담았습니다. 문학이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무늬들이라고 생각하기에 상상 다락방에서 가져온 이야기들에는 지금 시대의 현실들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환경이나 생태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려고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펼쳐 나갈 미래의 초록별 지구는 지금보다 건강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짧은 몇 줄의 글 안에 의미 부여를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시를 읽는 독자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양식을 얻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