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도 비정규직 문제라든지 감정 노동, 열정 페이, 갑질, 번아웃, 워라밸 같은 용어들이 주목을 받으며 노동의 (악)조건이 다양한 측면에서 널리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 저서들도 활발히 출간되고 번역된다. 하지만 기존의 책들은 뭔가 전반적인 상황의 본질을 하나로 꼭 집어 대표하고 있다기엔 부족한 듯 느껴졌다. 이때 덴마크의 정치 비평가 두 사람이 ‘가짜 노동’이라는 강력한 용어를 들고 깜짝 등장했다.
이 책은 독자의 감정을 상당히 강하게 흔든다. 그 이유는 아마도 ‘가짜 노동에 대해 말하는 것이 심각한 금기’라는 점을 저자들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저자들은 우리를 예리하게 찔러댔다가, 세심하게 다독이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 책이 단순히 이런저런 책들과 통계 자료를 참고하고 개인의 생각을 더한 글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정반대 입장의 저자 둘의 토론을 비롯한 많은 인터뷰와 대화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주변에 직접 물어 보시기 바란다. 우리 주변의 너무 많은 일이 가짜 노동이라고 주장하는 책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아마 놀라운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시대 노동과 일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