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동피랑 마을이 있는 경남 통영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소설을 공부했고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동피랑 사람들과 전국노래자랑』, 『역사 속 살아 숨쉬는 국새 이야기』등이 있다.
눈물이었던 조선의 마지막 공주를 만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 가운데 많은 것들을 우리는 학교에서 배웠습니다. 덧셈하는 법과 뺄셈하는 법, 그리고 글 읽는 법과 글 쓰는 법 등. 또 이런 것들도 있습니다. 강화도 조약이 몇 년도에 맺어졌는지, 청록파 시인들이 누구였는지, 조선시대 마지막 임금은 누구였고 그는 왜 조선의 마지막 임금이 될 밖에 없었는지…….
하지만 이런 것들 말고 누구와 친해지는 법이나 또 누구를 미워하는 방법, 아니면 누구를 보고 싶어 하는 법은 어디서 배웠는지 떠올려 보려고 하지만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것들을 학교에서 책을 통해 배우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 ‘뭐 하는 방법’ 같은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아마도 이런 것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만나온 사람들을 통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친구를 통해서는 친해지는 법을 배웠고,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통해서는 보고 싶고, 그리워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떠올려 보려고 해도 우는 방법만은 어디서 배웠는지는 떠오르지를 않습니다. 우는 방법을 어디서 배웠는지를 생각해 보다가 우연히 덕혜옹주를 알게 됐습니다. 이미 100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 그대로 우리들 곁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더듬어 가면 갈수록 덕혜옹주가 살았던 날들은 일제강점기시대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보냈던 아픈 역사로 고스란히 되살아났습니다. 그 생각을 하는 동안, 어렴풋이 ‘어떻게 우는 법을 배웠을까’하는 궁금증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만일 덕혜옹주가 살았던 그 세상이 눈앞에 놓이고, 덕혜옹주를 다시 만난다면 서로 마주보고 실컷 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리고 아픈 덕혜옹주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만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