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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이덕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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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게르하르트 리히터>

이덕임

동아대학교 철학과와 인도 푸네대학교 인도철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어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구글의 미래』, 『시간의 탄생』, 『자발적 가난』, 『불안사회』, 『세상의 모든 시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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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동물들의 소송> - 2016년 3월  더보기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는 모순되는 점이 많다. 개나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기르면서 인간 이상의 애정과 관심을 쏟는가 하면, 같은 동물인 물고기나 소, 돼지에 대해서는 고기를 공급하는 동물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나겠지만 이러한 태도가 보편적으로 만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숨 쉬며 살아가고 있다. 동물들의 목숨을 담보로 얻은 모피나 동물의 털 혹은 깃털로 된 의류나 장신구를 거부하고 육식 대신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 그 비율은 미미할 뿐 이다. 이들이 종종 지나친 도덕적 결벽증을 가진 사람들로 비웃음이나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책의 저자 안토니 F. 괴첼이 말한 대로 동물을 우리의 ‘필요’라는 관점이 아닌 ‘동등’한 생명체라는 관점에서 마주본다면 동물을 우리 인간의 필요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금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모순적인 태도를 단순히 지적하고 환기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근본주의자의 시선으로 우리가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나 고기를 먹는 것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동물들이 보다 자유롭고 타고난 환경 속에서 인간에 의해 지나친 구속과 변형을 강요받지 않고 그들의 본성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우리를 조곤조곤 설득한다. 그 주요한 수단 중 하나가 법제화를 통한 동물들의 권리 보장이다. 저자는 스위스의 동물 변호사로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동물들의 위상과 보호받을 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현행법에서 정해놓은 동물의 권리는 지금까지는 대부분 인간의 우월의식과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진정으로 동물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들의 삶을 인정하기보다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착취하고 이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한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동물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이다. 스위스는 지구상에서 최초로 동물의 생명체로서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을 인정하고, 그 개념을 헌법에 명시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지적한 대로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도 동물의 존엄성을 법의 핵심적인 명제로 제시했다는 점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진일보한 점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실 속에서 얼마나 동물의 권리가 보장되고 법적 권한이 인정되느냐다. 동물보호운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동물실험이나 축산업으로 인해 희생되고 있는 동물 개체 수는 오히려 증가 추세라는 통계 자료는 현실의 모순을 잘 드러내는 반증이다. 저자에 의하면 산업화와 대량 축산업의 발달로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양의 고기를 섭취하고 있으며 자연스러운 삶의 환경을 빼앗긴 채 끔찍한 조건을 감내하면서 인간을 위한 먹이나 실험 대상으로 전락한 동물의 숫자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시스템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개개인의 의식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동물의 권리나 동물보호를 제대로 향상시키려면 법적인 개선이 무엇보다도 시급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적이고 법적인 개선 이전에 동물을 대하는 우리 인간의 태도와 의식의 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다시 말해 법과 윤리가 조화를 이루는 세상에서 동물도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며, 그것이 또한 우리 인간의 삶을 보다 조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동물과 인간 그리고 다른 모든 생명체들은 모두 하나의 우주에 속한 구성원이며 그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려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동물을 실험 재료로 삼아 온갖 고통을 가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고 값싸고 풍부한 고기 섭취를 위해 소나 돼지, 닭이 좁은 우리 속에서 고통 받는 것을 모른 척하는 우리의 태도를 다 같이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후에 각자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동물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나씩 해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그 나라의 도덕적 수준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울림을 줄 듯하다. _옮긴이 이덕임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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