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에게 다석 류영모는 운명처럼 들이닥쳤다. 〈아주경제〉 곽영길 회장의 권유로 ‘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 시리즈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에 걸쳐 집필했다. 이 놀라운 사람의 삶을 숨가쁘게 좇으며 스스로의 영적 공간에 차오르는 저녁을 느끼기 시작했다. 류영모를 살았고 류영모를 앓았다. 류영모와 함께 식민지의 암흑과 동족상잔의 전란을 살았고, 전쟁 이후의 혼란과 격동기를 압축 성장하듯 살아냈다.
처음엔 치열한 궁구窮究와 혹독한 수신修身에 매료되었지만, 곧 끝을 알 수 없는 광대한 사상과 뚜렷한 참을 품고 있는 초유의 정신활동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갔다. 저녁엔 삶의 궤적들에서 경탄하고 새벽엔 그의 생각과 시와 상상력에서 전율했다. 시리즈를 마감할 무렵엔 다석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말들이 꿰어지며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면서 움직이는 걸 느꼈다. 죽기 전까지 꼭 해야 할 일이 있음을 깨닫게 된 건 그때였다. 다석 류영모 평전은 ‘다석앓이’의 고해에 가깝다.
1960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으며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아시아경제 기자생활을 거쳐 아주경제에서 논설실장을 맡아 글을 쓰고 있다. 시와 인물과 고전과 예술에 관심이 많아 《남자현 평전》 《옛시 속에 숨은 인문학》 《미인별곡》 《옛사람들의 걷기》 《눈물이 빗물처럼》 《추사에 미치다》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이후 다석 관련 저술에 집중하여 《다석문답: MZ세대와 K영성을 논하다》 《다석의 노래》 등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