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다는 윤리학의 역사를 ‘지배’와 ‘복종’의 관점에서 다루면서 홉스로 대표되는 ‘군권적 권력설’과 둔스 스코투스로 대표되는 ‘신권적 권력설’을 구분하고, 그 둘 모두가 “외부 세계의 권위”(2편 6장)로서 복종을 내면화시키는 지배력이었다고 말한다. 그런 외부적 권위를 통해서는 ‘선(善)’이란 무엇이고 어떤 상태이며 왜 행해야만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우리의 의지가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선, 즉 우리들 행위의 가치를 정하는 규범”이란 “오직 의식의 내면적 요구로부터 설명해야 하는 것이지 그 바깥에서 설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그런 한에서 “선이란 우리들의 내면적 요구 즉 이상의 실현, 바꿔 말해 의지의 발전ㆍ완성”인 것이다. 그때 선은 “자기의 힘”, 곧 자기/의지의 “위력”에 다름 아닌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