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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백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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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겨울 언덕의 백양나무숲>

백수인

1954년 전남 장흥 사자산 기슭 기산 마을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조선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수료했고, 전북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다가 2003년 『시와시학』에 추천되어 시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현대시와 지역문학』, 『소통과 상황의 시학』, 『소통의 창』, 『장흥의 가사문학』, 『기봉 백광홍의 생애와 문학』, 『대학문학의 역사와 의미』, 시집으로 『바람을 전송하다』, 『더글러스 퍼 널빤지에게』가 있다. 조선대 국어교육과에서 정년퇴임했으며 한국언어문학회 회장, 한국어문학술단체연합 대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5·18기념재단 이사,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시와시학’, ‘원탁시’ 동인이며, 조선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이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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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더글라스 퍼 널빤지에게> - 2021년 8월  더보기

대대로 10대를 이어온 고향집을 이제 내가 지키게 되었다. 마당가에 서서 들판을 바라보기도 하고, 산골짜기에 흐르는 물소리를 듣기도 한다. 유년 시절 걷던 논길이 있고, 뒤 사립을 열고 나가 손발을 씻던 그 도랑물이 지금도 그대로 흐르고 있다. 산등성이 솔숲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도 여전하다. 담장 옆 붉은 동백이 피었다 지고, 돼지우리 뒤 감나무도 연초록 잎사귀를 틔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인가 정지해 있는 것인가. 유년 시절 나를 감싸던 솔바람은 나에게 ‘시’를 데려다주었고, 나는 그와 함께 한 생을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그는 나에게 꾸준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쉴 수 있는 집까지 마련해주었다. 나는 그에게 참으로 많은 빚을 지고 살고 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지금부터라도 나를 키워준 그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드려야겠다. 허물어진 돌담 너머로 나뭇잎들이 출렁이고, 나뭇가지 사이로 작은 새들이 포르르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올여름 밤엔 앞마당에 평상을 펴놓고 반듯이 누워 수많은 별들의 반짝이는 몸짓을 내 가슴에 담뿍 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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