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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이경미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직업:피아니스트

최근작
2024년 5월 <엄마의 자장가>

이경미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이경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일본에서 수학하고 열여섯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노스캐롤라이나 음악원,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졸업했다.
뉴욕 링컨센터가 주최한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 기념공연>, <카네기홀 100주년 기념공연>, 러시아 <백야 음악제> 등 초청 연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러시아 문인 아카데미로부터 외국인 최초로 최고예술상을 받았다. 극동국립아카데미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음반 프로듀서 및 연주자로 활동했다. 2008년 일본 아오야마대학 초청으로 국제정치학을 수료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오사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및 실내악 연주자로 활동하며 미국 케네디센터 공연 및 교토 필하모닉과의 연주를 펼쳤다. 현재 경남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저서 <러브 스토리>, <피아니스트의 비밀노트>, <위대한 작곡가들의 숨은 얼굴> 등을 펴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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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엄마의 자장가> - 2024년 5월  더보기

언젠가 엄마에게 “어쩌자고 몸도 약한 여자가 다섯 명이나 되는 자식을 낳았어?” 하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손가락이 다섯 개잖아. 다섯 손가락이 뭉치면 힘이 나오는 거야. 힘!” 치매에 걸린 엄마는 지금도 ‘힘’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힘” 소리가 들리면, 주먹을 쥐고 전쟁터에 나가는 여신처럼 한 손을 높이 올리며 “힘!” 하고 크게 외친다. 그렇다. 엄마의 인생은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여장군 같았을 거다. 풍족한 집안에서 태어나 오로지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다가 6·25전쟁을 겪고 인생의 바닥부터 다시 올라와야 했다. 유학을 꿈꾸던 중에 자신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같은 남자를 만나 다섯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키웠다. 엄마는 누구보다도 강했고, 마치 봄 햇살처럼 누구보다도 따스했다. 이런 엄마가 치매에 걸리다니, 처음 5년 동안은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다. 더구나 이 시기에 나도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이 1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참으로 여러 일이 있었다. 내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15년 안에 다 담겨 있지 않나 할 정도로 소중한 시간인 것은 틀림없다. 막막하고 어둡던 시기, 엄마를 두고 내 삶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항암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어쩌면 매 순간이 고통이었지만, 또 매 순간이 살아야 한다는 의지와 희망으로 가득 찬 시간이기도 했다. 내 곁에 엄마가 있었기에 삶에 대한 절실함이 더 커졌다. 어찌 보면 치매를 앓는 아기 같은 엄마가 나를 살린 것이다. 15년 동안 엄마를 돌보면서 나는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모성애’를 발견했다. 이전까지 피아노에 온 삶을 걸었다면, 이제는 방향을 틀어 엄마에게 내 남은 시간을 쓰기로 했다. 이 시기 동생 도형이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내 가슴은 찢어질 정도로 아팠다. 도형이는 자기 몸이 그 지경인데도 엄마와 나를 돌보느라 정작 자신의 건강은 소홀히 했던 것이다. 퇴원한 후에도 도형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행동했다. 여전히 엄마를 씻기고, 먹이고, 재웠다. 엄마 머리도 예쁘게 빗질해 주고, 손에 매니큐어도 칠해 주었다. 이런 자상한 모습이 내 마음을 더 서글프게 했다. 밖에서 보기에 우리 남매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유명 피아니스트에 유명 안과 의사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 아픔 하나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늘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지 않는다. 내게 어떤 고난이 왔을 때 그 고난을 어떻게 바라보고 지혜롭게 건너느냐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면서 나는 우리 가족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또 내가 평생 몰랐을 모성애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나와 남동생 도형이의 경험이 치매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내 경험으로는 사랑만이 모든 어려움의 해결책이었다. 엄마와 결혼해 70년 동안 따뜻한 남편으로 곁을 지키고, 지금도 치매에 걸린 엄마를 24시간 돌보고 있는 내 아버지께, 이 책을 바친다.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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