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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금전(胡金銓, King Hu)호금전(후진첸)은 홍콩 무협영화에 베이징 경극의 장엄함과 우아함을 끌어들여 이 장르에서 ‘예술’을 일궈낸 거장이다. 호금전은 자기 영화를 ‘스타일의 순수한 결집체’라고 평했다. “내 영화에는 내용이 별 것 아니더라도 음표를 연주하듯이 찍은 장면이 많다.” 호금전 영화에서 만끽할 수 있는 움직임의 쾌감은 도가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열락과 비슷하다. 호금전의 대표작인 <협녀 俠女>(1971)에선 약 10여분간 무사들이 대나무숲에서 칼싸움을 벌이는 클라이맥스 장면이 숨을 막히게 한다. 호금전은 경극의 리듬과 몸짓을 온전히 이 장면에 옮겨놓은 것이라 한다. 호금전 영화의 특징은 쉴새없는 움직임에 있다. <협녀>의 영어 제목이 ‘선의 감촉’(Touch of Zen)인 것에는 나름의 뜻이 있다. 대나무숲 결투장면은 ‘영화역사에서 스타일이 한차원 더 높은 도약’을 이뤄낸 쾌거이자 ‘생각하지 않고 바로 깨달음에 이르는 방식’인 참선의 정서를 화면에 옮겨놓은 불가사의한 쾌감을 준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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